회장직 사퇴 홍석현, 대선출마? 킹메이커?
22일 광주서 오찬 회동 주목
2017년 03월 20일(월) 00:00

홍석현(사진) 중앙일보 회장이 지난 18일 대선을 앞두고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회장에 대한 대선출마설을 비롯해 킹메이커 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퇴 후 첫 행선지로 광주를 선택함에 따라 향후 대선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홍 회장의 대선 출마설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왔다. 그가 회장직을 맡아왔던 jtbc가 최순실-고영태의 태블릿PC를 보도한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일부 친박 지지층에서는 홍 회장의 대선 출마를 위한 기획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홍 회장이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 직후인 지난해 12월17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올초부턴 국가개혁을 내걸며 중앙일보와 jtbc를 통해 '리셋코리아' 프로젝트를 주창하는 등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온 점도 그의 대선 출마설에 힘을 보탰다.

지난 2월엔 홍 회장이 전북에서 대선 출마를 한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일부 매체가 이를 기사화했다가 홍 회장이 부인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때문에 그가 대선 출마보단 유력 대선후보를 조력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회장이 킹메이커로 활동할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일단 홍 회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낸 인연이 있다. 이때문에 민주당 쪽에 합류해 자신이 전문성을 가진 외교안보 분야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홍 회장 성향이 중도로 분류되는 만큼, 야권에 지지층이 쏠려 있는 민주당에서 중도 확장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특정 후보를 도운 뒤 차기 정부에서 주요 자리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당에 힘을 보태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홍 회장 모친인 고(故) 김윤남씨 출생지가 목포다. 홍 회장이 신자로 있는 원불교 역시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둔 종교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홍 회장이 자유한국당 비박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을 두루 접촉하며 문 전 대표에 대적하는 제3지대에 힘을 실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

한편 홍 회장은 22일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운동단체 인사 등 20여 명과 오찬모임을 갖고 여론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김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