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치사 둘째아들, 넷째아이로 둔갑 시도 충격
두살배기 아들 사망케 한 20대 아버지의 기행
범행 1년 뒤 막내아들 태어나자 출생신고 안해
"남편 단독범행" 아내 주장 거짓말탐지기 '거짓'
범행 1년 뒤 막내아들 태어나자 출생신고 안해
"남편 단독범행" 아내 주장 거짓말탐지기 '거짓'
2017년 02월 27일(월) 00:00 |
전남지방경찰청과 광양경찰은 두살 아들을 폭행ㆍ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폭행치사ㆍ사체유기)로 구속된 강모씨(26)가 범행 1년 뒤 태어난 막내(넷째) 아이를 숨진 아들로 둔갑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아내 A(21)씨도 강씨가 넷째 아이를 이용해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014년 11월 여수시 원룸 자택에서 당시 2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유기한 혐의, 아내 B씨는 이를 묵인하며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의 자녀는 사망한 아이까지 포함해 총 4명이다. 사망한 아이는 둘째 아이다. 첫째는 현재 8살 남자 아이, 셋째는 세살 여자 아이다. 넷째 아이는 현재 두살 남자아이로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채 영아원에 보내졌다.
이들 부부가 넷째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범행 은폐'에 목적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둘째 아이가 사망한 뒤 같은 성별의 넷째 아이가 태어났고, 부부는 이 아이의 출생을 숨긴 채 영아원으로 보내 일정기간 성장하면 데려와 사망한 아이로 둔갑시켜 범행을 은폐하려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둘째 아이가 사망하자 둘째와 성별이 같은 넷째를 일단 영아원에서 일정 기간 양육 후 데려와 둘째로 둔갑시켜 이 사건을 감추려 했던 계획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한 둘째 아이는 다른 곳에 보내 키우고 있다고 주변에 둘러댔다. 넷째 아이가 범행을 은폐할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않아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고 영아원에서 데려오지도 않았다. 사건이 불거지면서 범행 은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현재 첫째 아이와 셋째 아이는 보호시설로 옮겨져 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는 A씨에게서 '거짓', B씨는 일부 '거짓' 반응이 확인됐다. 남편 A씨는 아이를 아내 B씨가 죽였으며 사체는 함께 유기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아내 B씨는 남편이 단독으로 아들을 살해했고 함께 유기하지 않았다고 맞서왔다.
거짓말탐지기는 "죽이지 않았다"는 A씨 진술에 대해 '거짓'으로 반응했다. 아내 B씨의 "죽이지 않았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거짓 반응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함께 유기하지 않았다는 주장에서 '거짓'이 확인됐다. 아내는 이후 진행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면담에서 유기 장소 근처까지 남편과 동행했음도 인정했다.
남편 A씨는 여전히 자신이 아이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남편이 사체를 유기했다고 진술한 장소 등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뼈 3점을 발견했지만 사람의 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직접적인 살해의 증거는 확보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27일 A씨, B씨와 동행해 사체유기 현장 검증을 예정했다. 앞서 발견된 뼈는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황이다.
경찰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서로의 주장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한 상호 대질 조사는 28일로 예정된 검찰 송치 후 검찰에서 실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창일 기자 cij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