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쳤던 마을유산들 자긍심 일깨워"
정병흠 '두드림' 대표
2016년 12월 19일(월) 00:00 |
정병흠(사진) 두드림 대표(진흥중 교사)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처음엔 산책하면서 머리도 식힐 겸 학교 주변 문화재를 구경하면서 교육에 활용해 보려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진흥중이 위치한 신창동과 인근 신가ㆍ수완동에 선사유적과 유교문화재, 불교문화재, 누정, 민속문화 등이 산재해 있는 데서 착안해 마을의 전통문화 교육활동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키우고 학교 밖 교육으로 효율적인 문화교육을 해보자고 동료교사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6월 마을 주민들과 마을교육공동체 씨앗동아리 '두드림'을 결성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했다.
'두드림'은 신창동 유적지에서 출토된 토기의 무늬인 '타날문(打捺文)'에서 차용했으며 학교교육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우리 마을 문화유산교육의 문을 두드려보자는 의미로 지어졌다.
학생들의 호응도와 만족감은 컸다. 아이들은 평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풍영정 등 마을의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게 됐고, 무심했던 '왕버들로'와 '풍영정길' 등 도로명이 마을의 문화유산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들으면서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다.
정 대표는 "아이들이 '야! 장고분 앞에 있는 ○○ 건물 앞에서 보자', '난 지난 주말에 가족들이랑 왕버들 옆에 있는 식당 갔다'라고 말하는 등 생활속에서 마을 문화유산의 존재를 느끼고 함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즐거워하고 만족감을 느끼고, 마을 구성원들에게는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드림은 온 마을의 전통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주민, 교사, 학생이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마을을 학습의 터전으로 만들었다"며 "마을교육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확대된다면 학교교육과 직ㆍ간접적 연계활동을 통해 교육력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동환 기자 dh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