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터ㆍ목수ㆍ약사… 방과후 동네골목 직업 체험
광주 마을교육공동체 현장을 가다 <9> 화월주
무진중 자유학기제 연계
15개 직업 배움터 운영하는
꿈꾸는 달팽이 프로그램
선생님은 이웃 아줌마ㆍ아저씨
달팽이 가족타악단도 꾸려
무진중 자유학기제 연계
15개 직업 배움터 운영하는
꿈꾸는 달팽이 프로그램
선생님은 이웃 아줌마ㆍ아저씨
달팽이 가족타악단도 꾸려
2016년 11월 07일(월) 00:00 |
![]() 광주 월산동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지역네트워크 화월주가 운영한 '달팽이 가족타악단'에 참여해 타악을 배우고 있다. 화월주 제공 |
지난달 31일 오후 광주 남구 월산동 힙합 인디밴드 IM(아이엠) 작업실에도 한 그룹의 학생들이 모여 들었다. 지역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음악 작업실이기에 신기한 듯 잠시동안 여기저기 눈길을 준 학생들은 노트와 펜을 꺼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멘토인 IM 남인우씨의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힙합 가사로 쓰는 연습을 했다. 작업실 내 장비를 이것저것 만져 보기도 한 학생들은 "저작권료는 얼마나 받는지, 음악을 생업으로 하면 생계 유지가 되는지"등 음악 직업에 대한 호기심어린 질문을 내던지기도 했다.
작곡가를 꿈꾸는 한 학생은 1시간여 가량의 수업을 마친 뒤 "실제 음악이 만들어지는 공간에서 전문음악인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장비 체험도 해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며 "다음에 또 배우러 오고 싶다"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지역네트워크 화월주는 지난 8월29일부터 광주 무진중학교와 자유학기제를 연계해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으로 '꿈 찾는 달팽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꿈 찾는 달팽이'는 학생들이 마을 골목마다 돌아다니며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마을 주민들을 만나 실질적인 직업을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1시20분 학교 후문에 모여 7개 조로 나눠 마을 내 직업체험현장인 배움터로 이동한다. 학생들은 마을 내 15개 배움터에서 플로리스트, 인디밴드, 사회복지사, 카센타, 공무원, 목수, 치과의사, 약사, 미디어활동가, 은행원 등을 체험한다. 각 배움터에는 멘토인 '주민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ㆍ진로 체험을 돕고 있다.
무진중 1학년은 각 반이 돌아가며 각 배움터로 나갈 때마다 가는 장소가 달라진다.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멘토로 참여한 마을 주민들도 '꿈 찾는 달팽이'를 진행하면서 마을이 생동적이고 활기를 띠자 반기는 기색이다. IM 남인우씨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고 서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며 "호기심 많고 순수한 아이들의 시각을 접하면서 새롭게 깨닫고 배우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월산동에는 마을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웃고 즐기고 배우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 5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무진중 소리방에서 진행된 '달팽이 가족타악단'이다. 초등학생부터 70대 할머니까지 40여명의 마을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타악을 배우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랑하는 무대가 아닌,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또 하나의 가족'이 되는 문화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은 10월 말 종료됐지만 참여자들은 "헤어지기 아쉽다"며 오는 12월 무진중 축제 무대에 오를 때까지 가족타악단을 자체 운영키로 했다.
지난 9월30일 금호평생교육관 후문 주차장에서 열린 '청소년 마을 축제'도 화월주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하나다. '청소년 마을 축제'는 무진중 1~3학년 학생 30여명이 축제 기획부터 홍보, 공연준비까지 도맡아 추진했다. 이날 축제에는 공포체험, 기네스올림픽, 댄스페스티벌, 가족타악단 공연, 청소년카페오픈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마을 주민들도 참여해 네일아트, 비누공예, 노래방 재연, 음식부스, 응급부스 등을 운영하면서 마을공동체로서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최동환 기자 dh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