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좌수영 상세 기술 '新호좌수영지' 학계 주목
이충무공전서ㆍ호좌수영지에 없는 새로운 기록들
1815년 발간… 여수시 학술세미나 열어 가치 조명
2016년 06월 23일(목) 00:00
이순신 장군의 활동 본거지였던 전라좌수영의 시설 현황과 조직 체계 등을 가장 상세히 기술한 역사서가 새롭게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역사서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 전라좌수영 복원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을 위한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수시가 1815년에 발간된 역사서 '신(新)호좌수영지'(사진) 분석을 통해 전라좌수영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여수시는 지난 17일 여수문화홀에서 '호좌수영지(湖左水營誌)'와 조선후기 수군운영'을 주제로 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여수시와 해군사관학교,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학술세미나는 기존의 서울대 규장각 소장본(1847년)보다 32년 앞선 1815년에 발간된 '신호좌수영지'의 학술적 가치가 집중 조명됐다 . 또한 호좌수영지의 내용과 체제를 분석해 조선후기 수군운영의 실태를 밝히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번 학술세미나에서 재조명된 '신호좌수영지'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해군사관학교에서 구입, 소장하고 있다. 기존 서울대규장각에 소장된 '호좌수영지'보다 뒤늦게 발견돼 '신호좌수영지'라고 호칭이 붙여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호좌수영지 소장 경위 및 사료적 가치', '호좌수영지를 통해 본 전라좌수영의 편제와 시설', '호좌수영지의 역사지리적 접근', '전라좌수군의 운영과 충무공 현창'이란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특히 '신호좌수영지'(해사본ㆍ1815)에 수록된 당시 각 기관 전임 관원의 성명ㆍ관직명ㆍ생년ㆍ본관 등을 적어놓은 선생안(先生案)을 분석한 결과 1792년에서 1815년 사이에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돼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신호좌수영지'는 군인의 수효, 군대에서 쓸 곡식의 양을 알려주는 기록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훌륭한 자료로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조선후기 지방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좌수영의 경제 상황을 추적할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전라좌수영과 관련된 시설물의 위치, 신ㆍ개축시기 및 신ㆍ개축자, 건물명칭, 규모 등도 상세하게 기록해 당시 전라좌수영 시설물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최초의 자료다.

이밖에 '이충무공전서'(1795)나 '호좌수영지'(규장각ㆍ1847)에는 수록되지 않은 충무공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여러 시문과 기문이 수록돼 있다. 전라좌수사 선생안이 설치시기(1479년)부터 선조대(1608년)까지 제시돼 있어 역대 수사가 언제 얼마동안 역임하였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여수시 관계자는 "이번 학술세미나에서 밝혀진 자료를 토대로 해군사관학교와 함께 더 많은 연구 성과를 도출해 전라좌수영성의 복원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新 호좌수영지는 향후 전라좌수영성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수=이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