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2월 17일(수) 00:00

광주를 대표하는 전통축제인 남구 '고싸움놀이 축제'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칠석동 고싸움 축제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주차난 해소를 위해 투입된 무료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선거법이 금지한 '기부행위'에 해당된다는 선거관리위원회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16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광주 남구 칠석동 고싸움놀이 테마파크에서 제34회 고싸움놀이 축제가 열린다. 고싸움 축제는 지난해 1만명이 찾는 등 해마다 인기를 높이고 있지만, 올해는 무료 셔틀버스 운행 중단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행사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하고 행사장 인근 주차장이 70면 규모로 부족한 상황에서 무료 셔틀버스는 시민들의 축제장 이동 편의를 높이면서 흥행과 직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주민들은 축제 기간 축제장 진입로 약 1.5㎞구간 4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줄여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해 접근성을 높였다.

지난해 무료 셔틀버스는 25인승 2대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0분 간격으로 포충사, 대촌사거리, 한일베라체 아파트를 경유해 고싸움놀이 축제장을 운행했지만 올해는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지적에 따라 운행되지 않는다.

선관위는 고싸움놀이 축제가 지자체 예산을 보조받아 진행하는 지역 문화행사로 남구 혹은 축제를 진행하는 칠석동 주민들이 보조금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선거법상 금지된 기관의 '기부행위'로 판단했다.

남구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 상 대상이나 방법 등을 조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제공되는 물품이나 행위 등은 기부행위로 간주된다"며 "무료 셔틀버스 운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한 조례가 없기 때문에 운행 불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무료 셔틀버스 운행 중단 조치에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고싸움놀이 축제 관계자는 "별도의 주차공간 마련 등 아무런 대안없이 무료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축제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행사 흥행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축제기간만이라도 칠석동을 오가는 시내버스 운행횟수를 늘리는 등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남구 칠석동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69번, 61번, 170번 3개 노선이지만 배차간격이 각각 1시간10분, 45분, 55분으로 축제장을 찾는 시민들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진창일 기자 cij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