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국 수출…250종 콘택트 렌즈로 세계 제패
[여성 CEO] 뉴바이오㈜ 김숙희 대표
中ㆍ美ㆍ日ㆍ유럽 등에 수출길
콘택트렌즈 특허 다수 보유
내달 '실리콘 렌즈'도 출시
2015년 08월 26일(수) 00:00
광주 북구 대촌동 뉴바이오㈜ 공장에서 김숙희 대표가 콘택트 렌즈 작업 공정을 꼼꼼히 살펴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년 전 콘택트렌즈 시장은 해외 브랜드, 외국 업체가 지배하다시피 했다. 지난 1988년 불모지와 같은 콘택트렌즈 사업에 우리나라에선 3번째로 뛰어들면서 세계를 제패한 이가 있다. 뉴바이오㈜ 김숙희(60ㆍ여) 대표다.

'오로지 기술력만이 살 길이다'라는 모토로 27년간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일본, 유럽 등 20여 개국 수출하면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가 최초로 개발한 터폴리머(인공피부 재질) 적용 기술은 이제 전 세계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의 일반적인 기술로 자리 잡으며 '세계적 강소 기업'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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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고 공장서 생활… 인공피부 소재 접목 렌즈 최초 개발

목포에서 3남 2녀중 장녀로 태어난 김 대표는 부모님의 높은 교육열 덕분에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서 간호학과를 마쳤다. 24살까지 간호사로 일하다가 결혼한 이후 살림에만 전념했다. 두 딸을 낳은 후 큰딸이 10살 때까지 전업주부였다. 그러던 중 연구원이던 남동생으로 인해 1988년 돌연 사업에 뛰어 들었다. 남동생이 개발한 콘택트렌즈를 제품화하기 위해서다. 하루에 2~3시간 쪽잠을 자면서 4~5명이 해야 할 몫을 모두 해냈다.

회사 설립 이후 4년 동안은 수익도 안 나는 연구에만 매달렸다. 마침내 1992년 처음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터폴리머(인공피부 소재) 접목한 렌즈 생산에 성공하면서다. 김 대표는 "그전까지 없었던 신소재인 터폴리머를 콘택트렌즈에 접목을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만들면 실패를 거듭했었다"면서 "기술 개발에 쓰인 비용이 한 달에 그 당시 돈으로 3000만원씩 없어졌다" 고 회상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05년 중국 청도공장에 이어 2012년 김포 제 2공장을 설립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당시 미국ㆍ일본 등 수입에 의존하던 때라 판로를 개척하는데 부단히도 노력을 했다"면서 "현재 광주에서 서울, 또 각 국내지사와 해외지사들을 둘러보느라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일을 할 때 만큼은 힘든 줄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교정용 렌즈 등 250여종 생산… 세계 20여 개국 수출

현재 뉴바이오는 일주일이나 3개월 등 단기간에 착용하는 단기착용 렌즈, 근ㆍ난시 교정용 렌즈, 자외선 차단용을 비롯한 기능성 렌즈 등 용도별로 50여 종의 콘택트렌즈를 생산하고 있다. 50여 종이 각각 디자인을 달리하기 때문에 디자인 별로 분류하면 총 250여 종에 달한다.

특히 뉴바이오는 '에지(렌즈 모서리)' 최첨단 공법을 만들어낸 것은 물론 인공피부를 이용해 렌즈 착용에 따른 각막손상 등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뉴바이오의 '3days렌즈'와 '1day근시렌즈'는 이름을 알렸다.

김 대표는 "'3days렌즈'는 생체조직과 유사한 물성을 지닌 터폴리머 재질로 미국 유타의과대학 상임연구원과 국내연구진이 3년 여간에 걸친 연구와 종합병원에서 철저한 임상실험을 거쳐 생체안정성이 우수한 3일 연속 착용 렌즈로 탄생됐다"면서 "인공피부 재질이기 때문에 피부가 산소 투과가 되는 것처럼 렌즈도 산소 투과가 돼 처음 쓰는 소비자들도 불편하지 않고 장기간 착용해도 각막건조증이나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렌즈제조장치 등 소재, 기술, 공법 3개 분야의 4개 특허를 비롯해 ISO9001(국제 표준화기구 품질 경영시스템 인증), 미국 FDA(식품의약품국) 승인을 두루 획득, 품질과 기술의 우수성을 인증받았다.

앞으로 김 대표는 원데이 렌즈(1일용 렌즈) 생산량을 높이는 한편 실리콘 렌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새로운 물질인 실리콘렌즈와 신소재를 합성한 연속착용렌즈를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다"면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