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 헤쳐온 인생 아리랑
호남인맥 진도
옛날 한때는 유배의 땅
지금은 우리 민속문화 보고
재경향우 20만명 추산
2015년 02월 04일(수) 00:00
'보배로운 섬' 진도(珍島)는 섬이란 특성 때문에 역사 속에서 한때 '유배의 땅'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민속 문화의 보고 중의 보고로 남아있다. '진도아리랑' '진도다시래기' '남도들노래' '진도만가' 등 유형문화재 28종, 무형문화재 10종, 향토문화유산 26종 등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또 몽고의 침입으로 삼별초군이 끝까지 항몽활동을 전개했던 용장산성(龍藏山城)과 남도석성(南桃石城)의 유적이 남아있고, 울돌목을 사이에 두고 해남과 인접한 임지왜란때 명랑대첩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제 진도는 진도의 3보(진도개ㆍ구기자ㆍ돌미역), 진도의 3락(진도민요ㆍ서화ㆍ홍주)과 함께 '신비의 바닷길'은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진도는 운림산방에서 비롯된 우리나라 남종화의 출발지로 전국적으로 수많은 한국화가와 서예가를 배출했다.

진정한 '예향' 진도에서 태어나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향우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진도 인구(3만3000여명)의 6배에 달한다.

정치계

현역 국회의원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에 출마한 박지원(73ㆍ군내면ㆍ진도중ㆍ문태고ㆍ광주교육대ㆍ단국대) 국회의원(목포)은 진도 출신으로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이다. 미국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부터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인물이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민주당 전국구)이 된 뒤 줄곧 'DJ의 입'으로 활동하며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제2대 문화관광부장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목포에 출마해 국회에 다시 입성한 뒤 19대에도 당선됐으며,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 두 번의 원내대표를 지냈다.

진도출신 정치인으로는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양수(77ㆍ임회면ㆍ문태고ㆍ명지대 석사) 전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언론인 출신으로 청와대 홍보수석, 노무현시민학교 교장 등을 역임한 이백만(59ㆍ군내면ㆍ광주일고ㆍ서울대) 전 수석, 박문수 전 경기지사와 막역한 사이인 허숭(46ㆍ진도읍ㆍ광주과학고ㆍ서울대) (사)비전안산 이사장 등이 있다.

경제계

원종남(76ㆍ진도읍ㆍ조대부고ㆍ고려대 석사) 한국종합판매㈜ 대표는 우리나라 전화번호부의 새로운 편집체계를 완성하고 33년동안 무료로 청소년 야학활동을 펼친 독학도들의 아버지로 불린 인물이다. 지난 1984년 KT 협력업체인 한국종합판매㈜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원 대표는 재경광주ㆍ전남고교연합동창회장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인간 상록수상, 문화포장(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병호(74ㆍ의신면ㆍ목포고) 협진기계㈜ 회장은 식료품 자동화기계를 생산하는 분야에 집중, 성공한 인물이다. 공장은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에 있으며 생산한 기계는 국내 식품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상당 부분은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막내동생인 김장호(58) 씨가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정도(72ㆍ진도읍ㆍ목포상고) 신덕약품 회장은 국내 굴지의 약품회사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김 대표는 의약품 도매업에 종사하던 중 독립, 신덕약품을 창업해 성공했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에스원 건물을 인수해 본사를 이전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덕팜도 김 회장이 일군 회사다.

김재권(73ㆍ의신면ㆍ진도서중) 빌리지유통 대표는 줄곧 의류 유통업체를 일궈왔으며, 김영대(72ㆍ조도면) 다산회계법인 상임고문은 군인(준장) 출신으로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태욱(75ㆍ지산면ㆍ목포고ㆍ경희대) 전 나산백화점 대표이사는 ROTC 1기 전국회장을 지냈으며 ㈜미원식품 대표이사,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동아일보ㆍ중앙일보 전문위원과 전경련 마케팅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꼬치구이 전문브랜드 투다리를 운영하는 ㈜이원 김진학(67) 회장도 진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포항제철에서 10년간 근무하다 35세 때 7급 공무원으로 상공부(현 지식경제부)를 거쳐 인천도시가스에서 근무했다. 김 회장은 인천도시가스에서 근무할 때 일본 출장 중 접한 '야키도리'(닭꼬치구이)에 착안, 투다리를 창업하게 됐다. 김 회장은 1987년 시작한 투다리 등 외식체인점 2300여 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등 외국에도 진출했다. ㈜한모둠 회장, ㈜미라지식품 회장도 함께 맡고 있다.

허성환(61ㆍ의신면) 엘이씨코리아 대표이사 겸 프로콘시스템 대표이사는 전기관련 전문가로 현대건설에서 주로 해외활동을 하며 성장한 인물로 한국 낙뢰방지전문시스템에서는 알아주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고, 박동석(55ㆍ임회면ㆍ진도서중) 산일전기 대표는 우리나라 변압기 생산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물이며, 김영필(53ㆍ의신면) 대정 대표는 맨주먹으로 상경해 서울 목동과 풍락동에 대형 사우나 두 곳을 경영하면서 대정미용학원도 운영하고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여성으로는 오정심(73ㆍ진도읍) 회장이 서울 신촌에 대형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특히 향우들을 위해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영철(61ㆍ의신면) 현 재경진도군 향우회장은 주얼리업계에서 알아주는 인물로 남대문상인연합회 총부회장, 남대문 주얼리상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경기도 일산 스프링힐스(퍼블릭 골프장) 부회장이기도 하다. 하태모(54ㆍ임회면ㆍ진도실고) 하미실유통대표는 진도특산품을 판매하는 유통회사와 행운대리운전이라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고 재경진도군향우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 장형주(72ㆍ지산면) 서일건설㈜ 회장, 이동휘(64ㆍ의신면) 문영산업개발 대표, 김화영(60ㆍ조도면) 수미산정 대표, 용산전자상가에서 성공한 손종채 사장, 역시 전자제품 분야에서 성공한 박성우(임회면) 사장, 청과물 상회로 성공한 김희연(의신면) 사장, 이철영(68ㆍ임회면) 금호엔지니어링 회장, 조사홍(70) 전 두산주류BG 회장 등이 진도출신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고한 인물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은 이병준 전 한국산업은행 부총재와 이남준 전 국회의원(6ㆍ7대/공화당)이다. 이 전 부총재는 한국투자공사 총재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이끌었으며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제15대 회장도 맡았다. 이 전 국회의원은 의원 시절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1968년), 우리나라 주식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관료ㆍ공직계

경찰공무원으로 허경렬(55ㆍ의신면ㆍ조선대ㆍ인하대 석사) 경찰청 교통국장(경무관)은 1987년 간부 후보 35기로 경찰에 입문, 경기지방경찰청 2부장을 지낸 뒤 지난해 말부터 경찰청 교통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박생수(진도읍ㆍ진도서중ㆍ경찰대 2기) 전남지방경찰청 제2부장은 경찰대 2기로 수석졸업한 인물로, 지난해 말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과장에서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장권영(경찰대 1기) 천안동남경찰서장, 조종림(조도면ㆍ목포고ㆍ전남대) 인천 강화경찰서장 등도 진도 출신들이다.

또 전직 공직자로 제14대 국회의원과 제48대 농림부장관, 초당대 총장을 지낸 정시채(79ㆍ군내면ㆍ건국대 대학원) 사회복지법인 에덴원 이사장, 박욱종(75ㆍ진도읍ㆍ진도실고) 전 해운항만청장 등이 있다.

이 밖에 법조계에 이영대(60ㆍ군내면ㆍ광주일고ㆍ서울대), 김병문(51ㆍ군내면ㆍ광주일고) 변호사 등이 있고, 김 변호사의 부인은 현직 검사이다.

학ㆍ교육계

최용준(73ㆍ임회면ㆍ서울대ㆍ건국대 석사) 천재교육 회장은 교학사와 함께 우리나라 교과서 제작분야에서 쌍벽을 이루는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해법수학'를 펴내 우리나라 수학교육에 새 지평을 열었다. 최 회장은 1981년 천재교육을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고,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ㆍ한국검정교과서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 회장의 5개 계열사 중 한 회사에 외가쪽 조카인 소대봉(임회면) 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조해월(68ㆍ경희대ㆍ런던대 바이러스학 박사) 전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우리나라 바이러스학 연구발전의 선구자다. 조 전 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지를 다니며 연구활동을 전개했고 대한바이러스학회 회장, WHO 백신자문위원, IVI(국제백신연구소)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조 전 원장은 최근까지 을지대학교 보건산업대학장으로 활동했으며, 2011년에는 한탄생명과학재단이 한국에서 세계최초로 발견된 한탄바이러스를 기념해 제정한 학술상인 대한바이러스학회 한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홍율(75ㆍ고군면ㆍ진도실고ㆍ서울대ㆍ수의학박사) 서울대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수의학계 거목으로, 대한수의학회 회장, 대한수의학회 초대 이사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등을 역임했다. 주문익(94ㆍ임회면ㆍ광주사범) 전 교장은 1956년 상경해 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하며 박봉으로 7남매(5남2녀)를 일류대학에 진학ㆍ졸업시켜 1988년 대한어머니회가 주최한 우리나라 최초의 모범가정에 선정된 인물이다. 주 전 교장은 지난 1979년 칠남매가 다녔던 학년수를 계산해 '100학년 비(碑)'를 제작하기도 했다.

체육계

허정무(의신면ㆍ목포중ㆍ영등포공고ㆍ연세대)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진도를 대표하는 스포츠스타 출신이다. 허 전 감독은 진도중 재학시절 숙부뻘 되는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허인종(77)씨가 발굴, 중 2때 목포중으로 전학해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허 전 감독은 2007년부터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국내파 감독으로서 한국축구를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오르게 했다. 허 전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달 19일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맡았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주역이었던 박기주(25ㆍ조도면ㆍ한체대ㆍ평택시청) 여자하키 국가대표 선수,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멀리뛰기 금메달리스트인 정순옥(32ㆍ목포제일여고ㆍ동아대ㆍ인천시청), 장경진(32ㆍ해남중ㆍ광양제철고) 울산현대미포조선돌고래축구단 수비수 등도 진도출신이다.

문화예술계

우리나라 판소리계의 대표명창 신영희(73ㆍ의신면) 선생이 진도 출신이다. 신 명창은 1976년 중앙국립창극단에 입단했고 지난 201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춘향가) 보유자가 됐다. 신 명창은 국악연구소 대표 및 (사)한국국악협회ㆍ(사)판소리보존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원 춘향제 명창부 최우수상(1977)과 2005년 화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김숙자류 도살풀이춤 전수조교인 양길순(군내면), 남도민요 전국 경창대회 대통령상을 수상(2009년)하고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애선(46), 전남대 국악과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숙영씨 등이 있다. 원로 국악인으로는 박향년(본명 박성예ㆍ70ㆍ임회면)씨도 있다.

이원태(60ㆍ의신면ㆍ진도실고) 고법(鼓法)연구원장은 2003년 전남도지정무형문화재 제29-3호 판소리장단(鼓法) 이수자로 지정된 고수명인으로 2001년부터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서 이원태 고법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봄바람' '배고픈 웃음'의 저자 박상률(57ㆍ전남대) 숭의여자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있고, 연예계에는 '유리벽 사랑' '똑똑한 여자' '야간열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박진도(56ㆍ의신면)씨가 진도출신이다.

강덕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