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문화교실, 아파트 바꾸다
광주서구 동천마을 자체 문화교실 화제
놀이한마당ㆍ동네축제…정 있는 아파트
2014년 12월 01일(월) 00:00
광주 서구 동천동 휴먼시아3단지 아파트에서 열린 '북적북적 우리 동네 평화나눔축제' 모습. 광주 서구 제공
"엄마들이 뭉치니 아파트가 밝아졌어요."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자 엄마들이 끈끈한 주민자치공동체를 만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서구에 따르면 동천마을 휴먼시아3단지 엄마들의 공동체 '듀잇'(Do it)이 광주의 대표적인 마을공동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동천동은 광주시 자치구간 경계조정에 따라 지난 2011년 10월 1일부터 북구 동림동과 운암1동 일부 지역이 서구로 편입된 지역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북구에 속해 있다가 서구로 넘어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동천동 주민이자 엄마들은 서로간의 소속감을 느끼며, 스스로 마을을 가꿔보자는데 뜻을 모으고 한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 초기 구성원은 모두 13명. 이들은 모임 이름도 서로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듀잇'으로 정했다.

모임이 결성된 이후 이들은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들은 시에서 주관하는 '2013년 마을공동체 아이디어 컨퍼런스 사업'에 응모하게 됐다. 엄마들은 주민자치공동체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로 내 놓은 결과 사업에 선정됐고, 입주자 대표회의 사무실을 '작은 도서관'으로 바꿔 마을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했다.

특히 집안에서 가사와 육아에만 전념해왔던 엄마들의 숨겨진 역량들이 발휘되면서 백화점 문화센터가 부럽지 않은 '엄마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감성글씨! 캘리그라피', '역사야~놀자', '스토리텔링 수학', '쑤~욱 바느질 놀이', '생각 쑥쑥! 마인드 맵', '종이접기', '보드게임', '요리교실' 등이 바로 그것. 또 매월 비석치기, 오자미 던지기, 오징어 게임, 술래잡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공동체 놀이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놀터, 놀틈, 놀또래도 만들었다.

이런 노력들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오자 마을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체험행사'와 '마을 축제'도 열리게 됐다. 실제 지난 5월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아이들 스스로가 주먹밥을 만드는 등 '다같이 놀자~동네 한바퀴' 체험행사를 가졌다. 지난 10월에는 '북적북적 우리동네 평화나눔축제'를 열어 재능기부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그동안 진행해왔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간 어울리는 자리도 열렸다.

윤혜란 듀잇 대표는 "엄마들의 작은 움직임으로 이렇게 큰 결과를 얻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집에서는 매일 밖으로 돌아다닌다며 안좋은 소리를 듣지만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외부도움 없이 주민들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의외로 많다"며 "우리 구에서도 이런 분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천마을 듀잇은 지난 4일 광주시 주관으로 열린 우리마을 자랑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듀잇은 우수상 상금 전액을 문화프로그램 확충 및 재능기부자 발굴에 사용할 계획이다.

공국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