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1일(금) 00:00

친여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의사 오빠'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엄벌을 내렸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서경환)는 20일 여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의사 A(4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어렸을 때부터 집안의 어른 역할을 했던 피고인을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인식해 피고인의 반복된 성폭력 범행에 제대로 된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며 "이 때문에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살 충동을 보이거나 불안정한 증상으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성적정체성이 상실되고, 남성편력증상을 가지게 되는 등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돈을 뜯어내기 위해 허위 고소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를 공갈 등으로 고소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며 "무엇보다 조카들이 자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의사 남편을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려오기 위해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피고인의 병원에 찾아온 피해자를 강제 추행한 것은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벌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목포지역의 한 병원 의사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 여동생의 집과 자신의 병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성폭행 또는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동생은 2012년 1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친오빠로부터 수십년간 성폭력을 당해 경찰에 관련 사실을 고소했는데 처음과는 달리 공소시효나 직접증거 문제 등을 내세워 불기소 처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목포경찰은 재수사를 통해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직접적인 증거가 여동생의 진술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동생의 남편이 A씨에게 금품을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해 의사 오빠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공국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