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정신' 교과서에서 지워 버린다니
교과부 집필 기준 역사 왜곡
2011년 11월 10일(목) 00:00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마련한 중학교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이 역사 왜곡 논란을 부르고 있다.오는 2013년부터 사용되는 교과서에는 '이승만 독재', '5ㆍ16 군사정변', '전두환 신군부 정권', '5ㆍ18 민주화운동'이 모두 삭제된다. 또한 정부 수립 직후 친일파 청산 노력과 관련된 부분도 사라지게 됐다. 대신에 '장기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대체된다고 한다.

2007년에 마련된 현행 집필 기준은 독재정권의 명칭과 5ㆍ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민주주의 체제를 수립하려는 국민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줄곧 달려 온 우리 민족의 성취에 대한 자랑스러운 기록이다. 또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새 집필 기준이 독재를 미화시키거나 슬그머니 감추고 더욱이 5ㆍ18 민주화운동의 의미까지 사장시킨 것은 역사를 왜곡하고 누더기로 만든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광주시민들의 노력도 허사로 만들었다. 이런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새 교과서는 또 그동안 논란이 돼온 '자유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사실 관계에서도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집필 기준은 보수 세력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편향된 교과서는 두고두고 논란이 되고 또 다른 교육과정 개정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