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ㆍ황사…알레르기성 비염 주의보
원인물질 찾고 외출 시 긴팔ㆍ마스크
특효약 없어…회피ㆍ약물 요법 병행
도움말=임상철│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2011년 03월 07일(월) 00:00
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임상철 교수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환절기마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봄철과 가을철에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코점막에서 일상 환경에 존재하는 어떤 특정물질(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맑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가 주된 증상이며 그 외에도 코, 눈, 목의 가려움증, 두통, 눈물, 후각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알레르기성 천식, 약물 알레르기, 두드러기, 접촉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

●원인은 어떠한 특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에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의 부스러기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또 음식물, 음식물 첨가제, 약물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항원이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몸은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많은 염증이 발생하고 이 염증의 결과로 위와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어떤 환자들은 봄철에만 혹은 가을철에만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를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이라 하며 잡초, 나무, 꽃가루 등이 원인이 되고 이들이 날리는 시기와 증상이 일치한다.

만일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식품 등이 원인이 될 경우 이는 우리 주변에 지속적으로 있으므로 연중 내내 증상을 나타나며 이를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이라 한다. 요즘에는 계절성과 통년성이 중복돼 양자가 잘 구별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지속성과 주기성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 악화요인으로 대기오염, 특히 황사와의 관련성이 대두되고 있다. 황사발생 후 천식 및 알레르기 피부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병원 내원이 증가했다는 보고들이 있어 이러한 악화 요인에 대한 인식 및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ㆍ치료법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특징적인 증상과 내시경 소견이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또 혈액을 채취해 총 IgE(알레르기를 일으키는 17가지 항원에 대한 면역체계의 반응을 나타내는 면역글로불린E)나 특정항원의 IgE를 보는 검사, 코점액을 면봉으로 도말한 세포검사, 항원추출물을 피부에 주입하는 피부반응검사 등을 시행해 알레르기성 비염을 진단할 수 있다.

치료법에는 크게 회피 요법과 대증 요법, 면역 요법, 수술 등이 있다.

회피 요법은 가장 중요하고 최선의 치료법으로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 그 물질을 피하는 방법이다.

대증 요법은 약물로써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된다. 면역 요법은 해당하는 항원에 대한 면역 능력을 올려 주어 증상의 호전을 시도하는 탈감작 요법이지만, 3~5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그 효과 또한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흔히 시도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수술적인 치료는 약물 요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비폐색 증상이 있을 때나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면적을 감소시키기 위해 시행된다.

●예방법 알레르기성 비염의 가장 많은 유발항원 (70~75%)인 집먼지진드기의 경우에는 서식처가 될 수 있는 양탄자나 두꺼운 커튼, 천으로 된 소파, 담요 등은 사용하지 않고 침구나 소파는 플라스틱 커버를 씌운다.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가장 좋은 조건은 25℃ 정도의 온도와 80%정도의 습도이므로 실내온도와 습도를 각각 20℃와 45%이하로 낮추고 60℃이상의 뜨거운 물로 침구류를 세탁하는 것도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해도 먼지나 진드기를 모두 제거할 수는 없지만 물걸레 사용 등은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공기 정화기의 사용이나 진드기 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곰팡이의 경우는 집안에서 예방을 위해 목욕탕에서는 염소계 표백제로 변기, 욕조, 바닥 등을 소독하고, 배기가 잘 되도록 한다.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경우 일기예보에서 꽃가루 농도를 확인해 높을 경우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나 안경을 착용하도록 한다. 또 그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집이나 자동차의 창문을 닫고 냉방기를 사용하며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올 때에는 잘 털고 들어와야 한다.

동물의 경우 우선 원인이 되는 동물을 멀리해야 하는데, 확인을 하려면 의심되는 동물을 3개월 이상 없앤 상태에서 증상의 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먼지, 온도의 변화, 담배연기나 매연, 화장품, 스트레스 등도 유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발요소를 피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대기오염이나 황사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는 긴팔, 입마개를 착용하며 외출에서 돌아온 후로는 손과 발을 씻고 세안 및 양치질을 한다. 실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임상철 교수 "알레르기성 비염환자들은 이 병원 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치료 결과에 실망한 나머지 귀가 얇아져서 완치가 가능하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현혹돼 많은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을 허비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면서 "하지만 알레르기라는 질환은 결코 몇 번의 치료나 특효약으로 완치될 수 없고 더욱이 약 몇 첩으로 사람의 면역체계를 바꿀 수도 없기에 고혈압, 당뇨처럼 환자 자신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병이라고 인식하고 회피요법과 약물요법을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정리=장우석 기자 wsj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