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트 그룹 '솔라이클립스' 회장 조용신 조선대 교수
"미디어 아트로 문화도시 이끌어야"
10여명 작가 주축…창단 1년만에 10회 그룹전
2억5000만원 지원 복합미디어센터 건립 추진
2010년 11월 04일(목) 00:00
척박한 지역 문화 환경 속에서 미디어 아트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이가 있다. '철밥통' 교수로서 느긋하게 살 법도 한 데, 늘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다. 지난해 말 창단돼 지역 여느 미술그룹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 그룹 '솔라이클립스'의 회장 조용신(50ㆍ조선대 미디어 학과 교수)씨를 3일 광주역 근처에서 만났다.

지역 최초 미디어 아트 그룹인 솔라이클립스는 이이남ㆍ진시영ㆍ신도원 씨 등 10여 명 작가들이 주축이 됐다. 첨단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미디어 아트 장르를 '미술의 도시' 광주에서 선점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자는 데 의견을 모아 결성한 게 바로 솔라이클립스다.

조용신 회장은 "회화 일색인 지역 미술계에서 꿋꿋이 미디어 아트 장르를 개척하며 활동해 온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으레 창단만 되고 변변한 활동조차 하지 않은 단체들도 많은 데 솔라이클립스의 행보는 눈에 띈다. 창단 1년 만에 10여 회 그룹전을 개최했으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예술극장 공연예술 작품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5ㆍ18의 상처를 다룬 복합 미디어 예술을 2012년 개관할 아시아문화전당 내 예술극장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광주문진위의 지원을 받아 광주 동구 대인시장 내에 레지던시도 운영 중이다. 132㎡(40평) 규모 작업실에 미디어 작가들이 모여 컴퓨터와 씨름하며 콘텐츠를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2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복합미디어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광주 동구 무등극장 건물 내 들어설 825㎡(250평)규모 복합미디어센터는 다원 예술 콘텐츠 연구 개발ㆍ발표의 장으로 활용된다.

조용신 회장은 "이르면 내년 봄께 설립될 복합미디어센터는 지역민들이 미디어 아트와 미디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미디어 카페 등을 갖출 예정"이라며 "또한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전위적인 미디어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이처럼 미디어 아트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프랑스 유학 시절 겪었던 문화적 충격 때문이다. 반면 2002년 조선대 교수로 부임한 후 체험한 광주는 전통에 얽매인 답보 상태의 도시였다. 그래서 그는 한발짝 한발짝 미디어 아트의 싹을 키우면서 새로운 흐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조용신 회장은 "광주에 처음 와서 예술의 거리를 방문했는데 남종화의 거장 허백련과 인상파의 대가 오지호의 영향권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향토적인 미감과 향수에 붙들려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광주과기원을 들락거리고 그룹을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전위적인 현대미술을 지역에서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용신 회장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와 하드웨어인 아시아문화전당은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고 첨단 예술을 보여줘야 할 의무를 지녔다"며 "테크놀로지와 예술이 결합한 미디어 아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문화도시를 이끄는 새로운 문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라 기자 sr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