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해외 의료봉사…전남대병원 정성택 단장
"베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복받은 것"
12명 구성… 23일까지 방글라데시서 봉사
"고통받는 사람들 생각하면 안갈 수 없죠"
12명 구성… 23일까지 방글라데시서 봉사
"고통받는 사람들 생각하면 안갈 수 없죠"
2010년 09월 15일(수) 00:00 |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7시간이 넘게 걸리는 방글라데시 수도 외곽 빈민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남대병원 의료진은 가장 반가운 손님이다. 열악한 의료 환경과 가난 탓에 몸이 아파도 별다른 치료를 기대할 수 없는 이곳에 매년 2차례 의료진이 방문해 치료와 진료 등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1억5000만 명이 넘는 방글라데시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 이기도 하다. 특히 어린 환자들은 더욱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곳에 전남대학교 의료봉사단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또다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난다. 의료봉사단은 15일 광주를 출발해 23일까지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시 외곽 빈민촌에 있는 FOB병원 및 KOICA병원(한국-방글라데시 친선병원)에서 의료 봉사를 한다. 봉사단은 전남대병원 정성택 교수를 단장으로 정형외과 전공의와 전남대 의과대학 출신 의사, 간호사, 의대 및 간호학과 학생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의료봉사'인 만큼 기본적인 경비를 제외한 현지에서 들어가는 비용은 봉사단원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 2002년 2월 방글라데시로 해외 의료 봉사를 갔던 전남대병원의 방글라데시 해외의료봉사는 이번이 15번 째.
추석 연휴를 택해 봉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 정성택 단장은 "평소에는 의료진이 장시간 병원을 비울 경우 환자 진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의료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정 단장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낙후된 의료 기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안 갈수 없다"고도 했다.
봉사단은 현지에서 수술과 진료 등을 위해 20㎏ 들이 18개 분량의 각종 의료장비와 의약품 등도 준비했다. 가격만도 수천만원이 넘는다. 가장 많이 준비한 약품은 '비타민'등 영양제다. "아무래도 가난한 나라다 보니 영양 상태가 안 좋다. 그래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품들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정 단장의 설명이었다.
전남대병원 봉사단이 그동안 방글라데시에서 수술한 환자만도 180명이 넘는다. 이들 중 대부분은 어린이 환자들로 뇌성마비와 선천성 장애 등을 앓고 있었다. 이번에도 현지 병원에서는 봉사단의 방문을 앞두고 급히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 70명을 선별해뒀다. 봉사단은 현지에서 이들을 진료한 뒤 급한 환자부터 수술을 할 예정이다.
"수술이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그 먼 곳에서 고마운 마음을 편지에 담아 보내올 때 보람을 느낀다"는 정 단장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베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hs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