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17시간'...가출 아내 쇠사슬 포박 우리에 방치
2009년 07월 11일(토) 11:45
불륜을 의심해 아내의 목을 쇠사슬로 묶고 가축우리에 방치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가출한 아내를 폭행한 뒤 가축우리에 가둬둔 한모씨(48)를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한씨가 아내를 상대로 엽기 행각을 벌인 것은 지난 1일. 집을 나간 아내를 찾아 나선 한씨는 오전 7시께 우연히 여수 시내버스 정류장을 서성이던 아내를 발견했다.

화가 치민 한씨는 흉기로 아내를 위협한 다음 자신의 차에 강제로 태워 집근처 야산에 있는 가축우리로 끌고 갔다.

이어 미리 준비한 쇠사슬(길이 2m, 두께 0.5㎝)을 아내의 목에 칭칭감아 자물쇠까지 채운 것도 모자라 우리 기둥에 묶어두는 등 아내를 마치 동물학대하 듯 거칠게 다뤘다.

이 과정에서 한씨는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는 아내에게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둔기로 온 몸을 때리는 등 거침없는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 뒤 밤 11시50분께 아내를 내버려둔 채 현장을 떠났다.

40여분간 공포에 질려 몸부림치던 아내는 이튿날 오전 0시30분께 테이프로 묶여있던 손발을 가까스로 풀고, 근처 민가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내는 결국 119 구조대의 도움으로 납치 17시간만에 자유의 몸이 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와 함께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쇠사슬을 목에 두르고 있었다"며 "아무리 부부간 앙심 때문이라지만 해도 너무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경찰에서 "다단계사업 등을 이유로 밤늦게 귀가한 것도 부족해 3개월이 넘도록 가출까지하자 참다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