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3 亞문화수도 꿈의 씨가 자란다
세계적 인권도시ㆍ비엔날레 개최로 '최적지' 평가
외국 사례 접목 배제…가장 광주다운 모습 담아야
조급증 버리고 지속적인 정부 투자가 성공의 관건
2008년 08월 13일(수) 00:00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조감도.
빛고을 광주가 아시아 문화허브로 비상을 위한 힘찬 항해에 나섰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지난 6월 문화전당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오는 2023년 광주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문화발전소와 소통의 장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된다. 단순히 옛 전남도청 주변에 초대형 건물이 들어서 도시의 모습을 바꾸는 것만이 아닌 거리에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과 예술가로 넘쳐나게 된다. 거리에는 카페와 광장, 기념품 노점들이 즐비하고, 시민들은 거리가 연출하는 문화공연의 관객이자, 주역으로 참여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르면 아시아문화전당이 완공될 2012년부터 대한민국의 수도가 아닌 광주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2023년까지 5조원이 투입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은 광주가 문화로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국책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의 출발은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 공약의 실천이었지만, 전세계적인 담론과 무관하지 않다. 창조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문화가 국가와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전지구적인 흐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문화를 통한 도시 재생 정책은 20세기 후반 전세계적으로 탈산업화시대가 밀려들자 제조업 중심의 도시들이 황폐해져가는 도시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 도입되고 있다. 유럽에서 한때 철강 등 중공업 도시로 영화를 누렸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에딘버러, 버밍햄, 리버풀, 세필드 등이 도심 쇠퇴의 위기속에서 도시를 살려낸 것도 바로 문화를 기치로 한 도시정책이었다. 우리나라도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으면서 지자체들이 각종 지역축제와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는 자치단체들도 기업주의적 지방정부로서의 문화를 경제화, 산업화의 기반으로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같이 한국의 많은 도시들이 문화를 통한 도시 부흥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현실에서 이 사업이 '왜 광주에서 추진되고, 주제가 왜 아시아인가'라는 물음이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세계 인구와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는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질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대 문명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영감의 원천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광주는 5ㆍ18을 통해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기념비로 남을 대표적인 인권도시이자, 전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해 미래형 도시건설 사업의 최적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기에 광주가 새 도시발전의 모델인 문화를 통한 도시 균형발전의 최고 적합지라는 인식을 재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지역특혜라는 이명박 정부의 삐딱한 시선은 불식돼야 한다.

그렇다면 자명하다.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우선 광주를 담아내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도시 건물의 예쁘고 화려한 치장만이 아닌 전세계인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과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대명제로 집약된다.

물론 문화수도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에딘버러, 글래스고, 리버풀, 볼로냐, 바르셀로나 등도 새로운 것만 아닌 '그들만의 것'을 문화콘텐츠로 살려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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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외국 사례 중심의 '짬봉식 문화도시'에 대한 경계와 전문가들만의 향유 공간이라는 우려감을 사전에 불식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선진국의 사례를 문화도시의 전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한마디로 문화도시란 이러저러한 것이라는 틀을 정해놓고, "어느 도시는 무엇 무엇으로 유명세를 떨치더라"는 식의 물리적 장치를 대입하고 있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한 때 있었던 아시아문화전당 랜드마크 논쟁 등은 이를 반증해주는 좋은 사례다.

요는 도시다움의 인자들이 자생적 성장을 바탕으로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이 때문에 문화도시를 한순간에 건설하겠다는 조급증은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이 사업을 기획한 정부의 변함없는 지원과 투자는 성공의 관건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부터 지금까지 이 사업에 대한 인식이나 보여준 태도들을 보면 아쉬움이 많다. 또한 시민들의 끊임없는 교류와 소통이 이뤄지는 환경조성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관심과 의지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전남일보는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중간점검과, 오래 전 문화를 통해 도시 발전을 이룩한 영국 에딘버러, 글래스고, 리버풀, 버밍햄, 세필드, 스페인 빌바오, 바르셀로나 등의 현지 취재를 통해 올바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방향 등을 소개한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


■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내용과 추진 방향
亞문화 교류 통로 역할
2023년까지 5조원 투입
7대 문화권 특화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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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비전은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으로서 역할이다. 대한민국 광주가 교류와 창조의 장이 되어 아시아에 공존하는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아시아인들의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아시아, 세계문화 공동체 실현의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업은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 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 역량 강화 등 4대 추진과제를 통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문화발전소로서의 자리매김에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2012년 완공해 전시, 공연, 교육, 연구, 창작 활동이 동시 가능한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시설이다. 여기에는 아시아 예술극장, 민주평화 교류원, 어린이 지식문화원, 문화창조원, 아시아문화창조원 등이 건립돼 새로운 문화창조의 인큐베이터 기능을 하게된다.

또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선 광주 전역을 7대 문화권으로 나눠 2023년까지 각 지역별 역사와 특성을 살려 특화 개발된다. 북구 중외공원 일대는 시각미디어문화권, 무등산 광주호 일대는 문화경관 생태환경보존권, 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은 문화전당권, 사직공원 양림동 일대는 아시아문화교류권, 광산구 비아동 일대는 아시아신과학권, 영산강 황룡강 일대는 문화경관 생태환경보존권, 남구 대촌 칠석동은 아시아전승문화권으로 조성된다. 7대 문화권은 광주시 도시기본계획과 연계해 추진된다.

이와 함께 예술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은 광주가 비교우위에 있는 5대 문화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문화전당과 7대 문화권과 연계되는 다양한 관광코스를 개발하는데 있다. 아울러 지역을 넘어 국가와 세계 등 다양한 단위에서 아시아 문화가 소통되고 새로운 문화창조의 요람이 되는 문화교류에도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국책사업으로 5조원을 투입해 4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기반 조성을 하고, 2단계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다. 3단계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문화전당 운영 활성화 및 내실화를 도모하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인 4단계에서는 7대 문화권 조성 및 도시 리모델링을 완료해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 정착하게 된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