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금에 대한 의문… “금은 과연 안전자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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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칼럼>금에 대한 의문… “금은 과연 안전자산인가?”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5. 02.27(목) 09:40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을 꼽으라고 하면 사람들은 주저 없이 금(金)을 지목한다. 금은 변동성이 작은 대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모두 방어하는 완전 자산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0년간 금값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연 금이 안전자산인지 의문이다. 지난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달러화에 대한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 10여 년간 별다른 변동 없이 온스당 35달러 정도에 고정되어 있던 금값은 1979년 800달러를 돌파 함으로써 8년 동안 무려 20배가 넘는 상승을 보였다. 주식, 부동산 등 다른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무색할 정도의 큰 변동 폭이다. 그 후 금값은 미연준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하락으로 돌아서더니 3년이 지난 1982년 온스당 300달러 정도로 폭락했다. 그리고 2007년 다시 800달러에 도달하는데 그 시간이 25년이 소요됐다.

상식대로라면 경제위기 때 안정적이어야 할 금값이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많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값은 S&P500지수를 따라 움직이며 불과 3달 만에 900달러에 700달러까지 추락했고,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초기에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최근 5년간에는 나스닥 등 주가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금리가 인상되면 금값이 하락하고 금리가 인하되면 금값이 오른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도 많았다.

국내 금융권의 한 인사는 최근 ‘금의 정체성은 안전자산에 고정시키는 것 보다 달러가치와 금리를 동시에 적용 시킬 때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제가 성장세에 있어 강달러가 실현되고 금리가 올라가면 금값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미국 경제가 성장이 둔화되고 약달러가 되면서 금리가 하락하면 금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처럼 자국의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일 때는 금값이 더 비싸진다.

금값은 우리가 아는 상식보다 더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움직인다. 현재 금값이 진짜 금값이 된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약달러 및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중국 등 각국에서 금을 현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여러 가지 논란을 떠나서 금이 달러에 대비되는 가장 믿을 만한 실물화폐인 것은 분명하다.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약달러 시대가 다시 온다면 금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담아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