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촉구 광주시민 6차 총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거리로 나온 광주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3만여명의 시민들은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며 “윤석열 탄핵하라”,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기를 더했다.
표결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시민들은 초조한 듯 아무 말 없이 뉴스가 나오는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우원식 국회의장이 “가결을 선포한다”는 말이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자 금남로 일대는 순식간에 축제의 장이 됐다.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지인들과 가족들을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고, 일부 시민들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배대진(43)씨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다행이고 기쁘다. 다만 국민들의 염원에 비해 국민의힘 이탈표가 적어 아쉽고 화가 나는 마음도 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고,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겠다”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린 최욱진(69)씨는 “전광판으로 국회의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을 많이 졸였는데, 가결 소식이 들려오자 너무 감격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앞으로 정치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사실과 국민의 염원에 근거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오늘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말했다.
전일빌딩 카페에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탄핵 가결 상황을 간직하기 위해 연신 캡처 버튼을 눌렀다. “우리가 이겼다”라고 외치며 흥겹게 춤을 추는 시민들도 눈에 띠었다.
광주비상행동은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윤 대통령 파면까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우식 광주비상행동 대변인은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헌법재판소 판결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광주비상행동은 다음 주 월요일(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며 “내란 동조 세력의 처벌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를 마련하는 날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단은 매주 토요일 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반대 8표·기권 3표·무효 3표)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탄핵안이 통과됨에 따라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이 정지됐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하면 윤 대통령은 바로 직무에 복귀하고, 인용하면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정상아·윤준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