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커피·간식 선결제 이어져···되살아난 ‘대동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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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서 커피·간식 선결제 이어져···되살아난 ‘대동정신'
집회 현장 인근 매장 선결제 잇따라
오월어머니집 주먹밥 나눔 부스 운영도
  • 입력 : 2024. 12.14(토) 15:51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열리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컴포즈 커피 충장로점에 선결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상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는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대동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이 주먹밥과 김밥 등을 나누던 것에 이어 일부 시민들이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와 음료값을 선결제 하는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재표결이 진행되는 14일 오후 광주 충장로 ‘꾸꾸붕어빵’ 매장 앞은 ‘윤석열 즉각 탄핵’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든 시민들이 가득했다.

매장을 운영 중인 장연주(29)씨는 “현재 120개가량 선결제가 완료된 상태인데, 계속해서 선결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따뜻한 마음 전해주시는 시민분들에 감동 받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추가로 30개를 더 무료로 나눠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집회 현장 근처의 카페에서도 수백 잔의 커피 선결제 문의가 이어졌다.

컴포즈 커피 충장로점에는 지난주부터 시민들의 선결제가 이어지면서 총 900잔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현재까지 500여잔의 커피·음료가 선결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컴포즈 커피 충장로점을 운영 중인 50대 이모씨는 “오늘만 해도 10건이 넘는 선결제 문의가 접수됐는데, 여력이 안되서 오늘은 150잔 정도만 추가로 받은 상태다”며 “주문이 늘어나면서 정신없이 바쁘지만 시민들이 함께 돕고 나누려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를 통해 선결제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는 김소이(25)씨는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안정적인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친구들과 집회에 참석하려고 왔는데, 다른 시민분들이 이곳에 선결제를 해두고 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왔다”며 “광주 시민으로서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대동정신이 다시 살아난 것 같아 너무 마음이 따뜻해진다. 시민들을 위해 선뜻 나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남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집회 현장 일대에는 오월어머니집의 주먹밥 나눔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마련한 핫팩, 떡국 등 무료 나눔 부스가 운영되면서 광주 공동체 정신이 이어졌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