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푸드 아카데미>“정치의 본질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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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소울푸드 아카데미>“정치의 본질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1강
이광재 제35대 국회 사무총장
위인들, ‘생각의 힘’ 통해 발전 이끌어
저출생·저성장 극복에 정치 활용해야
바다·농촌·에너지로 미래 먹거리 창조
  • 입력 : 2024. 09.29(일) 18:27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가 지난 26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첫번째 강연자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미래를 여는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가 지난 26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첫번째 강연자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미래를 여는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정치를 이용할 수 있는 국민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치의 본질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일자리가 있는지, 소득이 있는지,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등 내 삶이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의 첫 번째 강좌가 지난 26일 오후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강단에 올라 ‘미래를 여는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전 총장은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참여정부 출범 후 38세 나이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 2010년에는 최연소 강원도지사가 됐다. 이후 21대 국회에 재입성했으며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제35대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미래지향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담은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 등 여러 저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민생 7공화국을 위한 정치혁명’이라는 대주제로 대한민국과 광주·전남의 현실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는 주요 미래 산업을 제안했다.

강연은 역사 위인들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제7공화국’을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총장은 “장보고, 이순신, 세종대왕, 정약용의 공통점은 생각의 힘으로 세상을 발전시킨 인물들”이라며 “거친 파도에도 당나라로 향하는 안정적 교역로를 구축한 장보고, 거북선이라는 당시 기술의 혁명을 만든 이순신, 과학을 기반해 농경 시대를 일으킨 세종대왕, 목민심서 등 500권 이상의 책을 집필한 정약용 등 모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생각의 힘’이라는 답을 알았던 위인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의 힘은 한 축의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이기에 우리는 ‘정치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제7공화국은 앞으로의 정치 본질이다. 공화주의는 너와 내가 배고프지 않고 배 아프지 않은 것을 뜻한다. 즉, 일자리, 소득, 집, 보육교육, 의교건강, 노후연금, 문화생활, 좋은 이웃 등 일곱 가지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저출생과 저성장이라는 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는 대한민국과 인구소멸 벼랑 끝에 몰려 있는 광주·전남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빛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현재 저출생, 저성장으로 중산층은 무너지고 있으며 갈등지수 세계 1위를 꿰차며 사실상 심리적 내전 상태에 돌입했다. 산업화, 민주화를 위해 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한 상태”라며 “국민과 지도자가 어지러운 상황을 해결할 하나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금의 정치 운동장에는 수십 개의 골대와 수십 개의 공이 있는 어지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총장은 “광주·전남에는 먹고 살 것이 없어 인구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 교육 현실이 열악해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떠나고 병원, 문화시설이 부족해 하나둘 지역을 벗어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자리는 사라진다”며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존재하며, 국민들이 정치인을 이용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장은 새 미래를 위한 방법으로 바다, 농촌(농업), 에너지 전환 등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미개척지를 찾아 미래 먹거리를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안한 첫 번째 개척지는 ‘바다’로 우리 수산물이 세계적으로 거대한 미래 식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총장은 “김 수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김 시장이 점점 커지니 우리나라가 동남아 바다서 김 양식을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며 “좋은 김은 수온이 낮고, 풍부한 영양염류, 해조류가 햇빛을 보고 다시 잠기는 조수간만이 있는 바다에서만 양식할 수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김 양식에도 스마트 수산 기술 적용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앞으로 거대한 미래 산업이 될 데이터 센터도 바다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데이터 센터가 작동하며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려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고 깊은 바닷속에 센터를 지어 바닷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 개척지는 ‘농업’으로 노지 농업의 시대를 끝내고 스마트 농업 시대로 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에는 8만여 농가가 연간 130조원을 수출하지만 대한민국은 100만 농가가 13조원 수출에 그친다. 100배 차이가 나는 이유는 기후위기로 인해 일정하지 못한 우리 날씨 탓이 크다”며 “이제 농업은 농사가 아니고 농업으로 부가가치를 내는 쪽으로 근본적인 전환을 해야만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장은 스마트 농업이라는 근본적 농업 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선 생산원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 번째 개척지인 ‘에너지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이제 석유와 전기의 시대가 저물고 천연가스와 수소의 시대가 올 것이다. 가스 물류, 저장, 거래의 시대가 오게 되며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에 연간 300만톤 규모의 안정적인 공급선이 확보될 전망이다”며 “또 신안을 해상 풍력이라는 좋은 자연에너지 사업을 진행 중으로 지난 2021년 이후부턴 인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